본문 바로가기
old layer/2009년

트리플을 보다가 잡 생각 - 2009/07/23 23:56

by 달나라타령 2024. 3. 3.

2009/07/23 23:56



1. 마음에 불이 켜지는 순간

하나의 집엔, 여러 층이 있고, 그 층마다 많은 방들이 있다.
어두운 밤, 골목 저편, 덩그러니 있는 집.
흐릿한 불 하나만 켜져있던 그 집에
일제히 집의 구석구석 모든 곳에서 불이 들어오는 순간.
모든 창마다 환한 불빛.

누구나 마음엔 하나씩 집이 있을터이고,
그 집에 불이 켜지는 순간.
마음에 불이 켜지는 순간.
그 때 알게 되는 게 아닐까, 이게 사랑이군.

조군에 대해 더이상 쿨하지 못하고 들썩거리는 감정으로
맘이 괴로운 상희를 보며
음, 갑자기 불 켜진 집이 생각났다.


2. 식구
하루는 그 집구석에서, 나이 상으론 거의 조카 뻘이지만
매일 아침마다 살뜰하게 밥을 해대는 것이
유사 엄마, 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감독이 너무 순정만화를 사랑하셔서, 그런 게 자명하지만.)
활 군이 집주인&가장으로 유사 아빠, 이므로
심한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연애 모드가 가능할런지도 모른다.

여하간.
개나다에 있을 때, 선생과 'family'에 대해 이바구 하다가
내게 뭐라구 생각하는지 물어봤을 때, 그때 그랬던 것 같다.
음식을 나누어 먹는 사이. 식사를 함께 하는 사이.
그랬더니 so interesting 하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생각이 난다.

우리는 食口라고 부른단 말이지.
왜들 그러지 않나. 밥먹으며 정이 생긴다구.
학교 다닐 때, 회사 댕길 때, 친한 사람들 끼리 밥먹는 파로 자연스레 갈리지 않나.

가끔 내가 누군가의 집에 갔을 때
밥 먹구 가.
그러면 왠지 가슴이 뜨뜬미지근하다.
친근하다 못해, 뭐랄까.. 챙김을 받고 있구나 하는 그런 약간의 감동.
나 또한 누군가 우리 집에 왔을 때 식 때가 되면
밥 먹구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면 꽤 친한 사이라 볼 수 있다. 그만큼 편하다는 뜻이니깐.
내가 차린 조촐한 밥상에, 맛있게 먹구 가는 이들을 보면
나도 뿌듯하고 상대방 얼굴도 흐뭇하다.
음식이 채워주는 건 위장만이 아니지.

'old layer > 2009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유도원도를 보러가다 - 2009/10/06 00:25  (0) 2024.03.04
기억의 사슬고랑 - 2009/09/09 00:59  (0) 2024.03.03
동요 - 2009/07/01 17:32  (0) 2024.03.03
위로 - 2009/04/20 21:54  (0) 2024.03.03
... - 2009/03/21 00:37  (0) 2024.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