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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layer/2024년

pessimism

by 달나라타령 2024. 2. 29.

 

'에에올'은 시도 때도 없는 유쾌함 때문에 밝은 영화 같지만,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고 만든 감독들은 pessimist 라는 생각을 했다.

아주 깊은 허무에서 길어 올린 빈 두레박을 요란하고 예쁘게 장식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보는 내내 슬펐고, 두 개의 돌 장면에서는 아 이 인간들 끝까지 갔구나 싶었다.

그 어두운 허무 속에서 그나마 살아야 하는 이유는 그나마 가족(사랑/다정함) 정도 라고.

 

내가 pessimist라 그런가 내 주위에는 대부분 그런 인간들이 친구다.

의지 자체가 약한 대부분의 pessimist들은 그냥 떠밀리듯 살아있는 상태를 그대로 두며 유지하는데,

근데 그 중에서도 의지가 강한 pessimist들은 스스로 생을 정리하고자 한다.

며칠 전에도 그런 인간 하나가 곧 죽을 수도 있으니 그 전에 처리할 일들을 몇가지 처리하게 했다.

안돼, 죽지 말아요, 하고 싶지만,

나도 이 생이 그닥 의미가 없음을 느끼는 처지고, 

니가 죽으면 내가 슬퍼서 힘들어 라고 말하기엔 이기적인 것 같고,

죽지 못해 살아가는 인간을 붙들고 내가 그의 삶을 끝까지 책임지지도 못하고.

(그래서 에에올에서는 가족이 소환된 것 같다. 그나마, 가족(특히, 자식)은 어쨌건 끝까지 책임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사실 자식만이 그렇다. 영화에서도 엄마가 딸을 잡고 있지, 딸이 엄마를 잡는 건 아니다.)

 

뭐라고 말해줘야 할까.

만나면 맛있는 거나 사주면서 잠깐의 즐거움이나 제공할 수 있을 뿐.

살아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고, 질병 등으로 인해 오히려 사는 게 고통스럽다면

붙잡지 말고 보내줘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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