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봤다.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스치는 생각은
남자 주인공처럼 첫사랑 운운하던 예전 친구들과
여자 주인공처럼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뉴욕에 살고 있는 친구.
그리고, 얼마 전 평행 우주 같은 나의 꿈이 생각나면서
그때의 나는 지금의 내가 다르기에, 지금의 나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만
내 속 깊이 단단히 자리잡은 core와 나라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있어서
결국 멀리서 보면, 나는 이런 결정을 하던, 저런 결정을 하던
그냥 지금의 나와 다르지 않게 살아갈 거 라는 거.
'나'라는 core는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다이아몬드 같은 건 아닐 것이다.
일정 부분은 조금씩 닳아 없어질 수도 있고, 변할 수도 있고, 새로 생길 수도 있도 있지만
'자아'일 수도, 사주에서 '원국'이라는 것일 수도, <inside out>에서의 'core memory'일 수도 있는
크게 변하지 않기에, 결국 어느 시점이 지나면 나의 삶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것.
그리고 또 한 가지, 떠나는 감정에 대해 say goodbye를 해줘야 한다는 거.
그 감정의 싸이클이 이제 끝나고 있지만 그냥 끝을 맺지 않은 채로 남겨둔 무언가들에 대해
매듭을 지어주고, 이제 안녕 자가라 해주는 것
이제는 서랍이 아닌 저 깊은 땅 속에 묻어줘야 한다는 것.
마음 아프지만, 그 감정을 직면하고 보내줘야
내가 진짜 다음 스텝으로 나갈 수 있다는 것.
다행이다.
이젠 모든 감정이 다 지나가고, 할머니로 편하게 갈 수 있어서.